부산에서 만난 ‘어쩌면 해피엔딩’ – 토니상 6관왕 뮤지컬 관람 후기
기대 이상의 감동, 그 첫 만남
평일 저녁, 부산시민회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미 토니상 6관왕이라는 화려한 타이틀로 무장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기대는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공연이 끝난 지금, 가슴 한편에 남은 여운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공연장 앞은 평일 저녁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현수막을 보며 다시 한번 ‘오늘 제대로 된 공연을 보러 왔구나’ 실감했다.
로비부터 시작되는 설렘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은 뮤지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파스텔 핑크와 옐로우, 그리고 시계 모티브가 어우러진 공간. 많은 관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공연 전 설렘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 캐스트 보드 확인! Oliver, Claire, James 역을 누가 맡았는지 체크하는 순간의 긴장감. 사실 전미도 배우님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예매에 실패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지금, 오늘 무대에 선 배우들의 연기에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R석을 놓친 아쉬움은 있었지만, S석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을 제공했다.
무대 위에서 피어나는 아날로그 감성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차분한 조명, 섬세한 무대 디자인.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묘하게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무대였다.
로봇의 이야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헬퍼봇인 올리버와 클레어. 폐기 직전의 구형 로봇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외로움을 나누고, 사랑을 느끼는 과정은 놀랍도록 섬세했다. “로봇 이야기가 왜 이렇게 따뜻하지?” – 공연 내내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특히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선율은 극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떠받쳤다. 음악 하나하나가 귓가에 각인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계속 멜로디가 흐르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무대 인사. 배우들의 진심 어린 인사가 감동을 더했다.
공연 후, 마음에 남은 것들
《어쩌면 해피엔딩》은 화려한 대작이 아니다. 대신 마음 한쪽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데워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
- 로봇이지만 더 인간적인 – 우리보다 더 진솔한 감정을 느끼는 캐릭터들
- 미래인데 아날로그 – 첨단 배경이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가득한 무대
-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 – 음악과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파고든다
보는 내내 “어? 이거 내 이야기 같은데?” 하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왔다. 외로움, 사랑, 관계에 대해 은근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
✓ 섬세한 감정선과 서사에 끌리는 분
✓ 공연 후 혼자 곱씹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즐기는 분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시길.
어제 밤의 부산시민회관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밤이 될 것 같다.
